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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2:54 608회 0건
안녕하세요.
드디어 혜원과 민혁의 첫경험을 쓰려고 했는데 너무 길어서 일단 잘라서 먼저 올립니다.

그리고 댓글 구걸 합니다. 굽신 굽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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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15장 인간이 사는 이유(1)

혜원은 자신의 눈앞에 알몸으로 의자에 앉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 이 사내의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무려 한 시간에 가까운 사내의 이야기가 차라리 영화 속의 이야기라면 더 신빙성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사내는 그것이 사실이라고 얘기한다. 사내의 암울했던 과거 얘기나 반대편 지구에 대한 애기 등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생각됐지만 그의 눈빛을 보면 이 이야기들이 사실인 것처럼 느껴졌다.

“끝났어... 이게 너에게 고백하고 싶었던 얘기야...”

사내는 어리둥절해하는 혜원을 바라보며 그녀의 입에서 터져 나올 수 만 가지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가만히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러나 혜원은 아직도 사내의 이야기에서 헤어 나오질 못하고 자신의 머릿속에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다.

‘이건 말도 안 돼.. 새로 나온 신작 영화인가? 최근 신작은 모조리 꿰차고 있는데 이런 내용은 없어. 뭐 이건..’

‘아냐. 그의 눈빛을 봐. 그가 거짓을 꾸며낼 것처럼 보여.. 아니잖아.. 사실일 꺼야...’

‘그래도 이건 너무 허무맹랑해...’

‘글쎄, 너도 그를 만졌을 때 짜릿한 느낌이 들었잖아... 그의 얘기 중에 그 이유가 있었고... 사실인가 봐... 사실이야..’

그녀의 복잡한 머릿속에서 사내가 이야기가 사실로 정리될 무렵, 갑자기 사내가 가슴깊이 품은 아픔이 생각났다. 그리고 혜원의 눈에선 갑자기 눈물이 흘러 나왔다.

‘너무 불쌍해... 아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아내를 구하러 가지도 못하고 그곳을 떠나와야 했던 이 사람... 아픔이 느껴져...’

“엉엉엉 훌쩍 아앙~ 너무 슬퍼.. 아앙~”

혜원은 갑자기 북받쳐 오르는 슬픔에 그의 무릎을 감싸 안고 엉엉 울었다. 그냥 하염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사내의 손길 또한 슬픔이 묻어 있었다. 그렇게 한참을 울던 혜원은 울음소리가 잦아들더니 이내 새근새근 잠이 들어 버렸다.

“정망 엉뚱하군... 하긴 울다가 지치면 잠이 든다니까...”

사내는 그녀가 깰세라 조심스럽게 안아들고 침대에 눕혔다. 그리고 자신도 벗어 두었던 자신의 옷가지들을 챙겨 입고 다시 의자에 앉아 곤히 잠들어 있는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고 있었다.

‘연아, 헬렌, 혜원... 모두 지켜 줘야 할 소중한 사람들...’

민혁은 그렇게 어두운 모텔 방안에서 한지점만 바라본 체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모텔 주변에 밤이 찾아 왔다. 그들이 모텔로 들어간 때는 아직 해가 있을 때였었다.

******

혜령은 거실을 서성거리며 자꾸 시계를 쳐다본다. 시간은 이미 10시를 넘어서고 있었다. 그녀가 심의원의 제안에 고심하는 동안 혜원에게 신경을 못쓰다보니 오늘은 멋진 파티를 벌려줄 요량이었다. 그런데 혜원은 전화 한통화도 없이 이 시간까지 들어오지 않고 있었고 그녀는 다급한 마음에 자꾸 시계만 바라보고 있었다.

‘아니 애가 9시만 되면 전화 하던 애가 이 시간까지 연락도 없이...’

혜령은 그녀의 동생이 오늘 피팅 촬영이 있었고 새로 사귀는 민혁이란 남자와 같이 촬영한다고 했다는 걸 기억하고는 아무래도 오늘 그 사람과 보내는 모양인가보다 하고 생각했지만 못내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특히 오늘은 모처럼 쇼핑몰에서 구매한 최신형 팬티형 딜도가 도착한 날이었고 해서 동생과 질펀한 파티를 벌일 생각이었다. 그녀는 한참을 고심 끝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기로 하고 수화기를 들었다.

‘So hot 난 너무 이뻐! So hot...."

혜원의 주머니에서 요즘 유행하는 최신 음악의 벨소리가 울려 퍼졌다. 적막에 싸인 컴컴한 모텔 방에 갑자기 정적을 깨고 울려 퍼지는 벨소리는 근처의 모든 생명체를 깨워 놓은 듯 갑자기 동네 어귀에서 개짓는 소리부터 그 동안 조용했던 매미 우는 소리까지 불협화음의 소음을 만들어 내었다. 의자에 앉아 있던 인영이 벨소리가 울리는 근원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혜원의 주머니를 핸드폰을 찾기 위해 더듬거렸다.

“어허.. 이봐.. 걸렸어.. 이봐 이봐... 남자들은 다 늑대라니까...”

“...”

더듬거리던 사내의 손을 혜원이 부여잡고는 사내를 향해 시선을 고정 한 채 말했다. 갑작스런 그녀의 행동에 사내는 다소 당황한 것처럼 아무 말도 못하고 손을 빼지도 못한 체 눈만 멀뚱멀뚱 여자를 쳐다볼 뿐이었다. 그 때까지도 핸드폰 벨소리는 열심히 울리고 있었다.

“잠깐... 우선 전화 받고 이 사태에 대해서 심각하게 얘기해 봅시다. 어이 현행범! 거기 좀 앉아 있어.”

그녀의 말속에 웃음이 섞여있었지만 자못 진지한 투로 말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재미있다는 듯 사내는 그녀가 시키는 대로 침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다.

‘크크 재밌다.’

혜원은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어 보았다. 집이였다. 집에서 전화를 걸 사람은 언니 밖에 없었다. 그녀는 서둘러 시간을 확인해 보니 이미 10시가 넘어가고 있었다.

“아~ 언니.. 미안.. 내가.. 저기.. 내가 전화하려고 했는데.. 배터리가...”

혜원이 전화를 받자마자 속사포처럼 말을 이었지만, 상대편에서 들려오는 말에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줄어들다가 이내 멈춰버렸다.

“응..... 응..... 아니.... 응.... 아니야 절대.... 모르겠어... 안할게... 아니.. 응.. 미안...”

일방적인 질문에 대한 간결한 대답만이 그녀의 통화의 전부였다. 그녀는 전화를 끊고 한동안 멍하니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다가 문득 민혁의 생각에 얼굴에 웃음을 머금은 채로 고분고분하게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민혁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흐흐흐 음흉한 아. 저. 씨. 딱 걸리셨네요. 다 큰 처녀의 몸을 그렇게 더듬어서야 쓰나? 어떻게 할꺼예요... 제시 해봐요.”

“난 전화가 와서 받아 주려고 그랬지... 더듬긴 뭘 더듬어... 뭐.. 더듬을 꺼라도 있나? 또 뭐 제시는 뭘 제시야?”

“어머머머! 어머머! 이 아저씨 좀 봐... 현행범으로 딱 걸렸는데 오리발이네.. 그리고 내가 왜 더듬을 거가 없어요.. 여기 이 봉긋한 가슴과 매끄러운 허리에 쭉빠진 다리... 뭘 더 바래.. 그리고 합의를 해야 할꺼 아니예요.. 합의를...”

혜원이 말하면서 그녀의 가슴과 허리, 다리를 더욱 돋보이게 하면서 말을 이었기에 민혁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간신히 참으며 이를 앙 물었다.

“그래 그래.. 내가 피의자니까.. 피해자인 네가 먼저 제시해봐...”

“음.... 5분간 업어주기... 어때요?”

“읔 5분은 너무 길다.. 2분.. 2분만 해..”

“노노노. 아저씨 힘 쎄시다면서요. 아까 내가 그렇게들은 걸로 아는데. 역시 그 얘기 지어낸 거였나?”

“그래도.. 5분은 너무 길잖아.. 좀 봐줘.. 그리고 제대로 만지지도 못하고 뭐 보지도 못했는데...”

‘윽.. 보지.. 아.. 이 아저씨.. 눈치 깠나? 아 또 근질거리네... 아...’

“..... 하... 좋아요.. 그럼.. 사....삼 분으로..”

“좋아! 지금?”

“...네에..”

민혁은 돌아앉아 그녀가 업히기만 기다리고 있었다.

‘아.. 어쩌지.. 오늘은 바지라서 젖으면 티 날 텐데.. 거기에 등에라도 업히면... 아 흑....“

혜원은 이미 촉촉이 젖어가는 팬티를 느끼며 그의 등에 업히는 것 주저하다가 결국 그의 채근에 하는 수 없이 그의 등에 업혔다.

찌리릿...

아니나 다를까 예의 그 짜릿함이 온몸을 감돌았고 온몸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 모아 보지 쪽에 모여들어 그것이 보짓물이 되어 흘러 나왔다.

‘아흑.. 이 정도 느낌이면... 바지까지 다 젖어 버리겠는걸...’

‘아~ 근데 왜 이렇게 짜릿한 거야? 이것도 특수 장치 뭐 그것 때문인가?’

혜원의 복잡한 머릿속과는 반대로 민혁은 등에 맞닿은 혜원의 육체를 음미하며 방안을 이리저리 걸어 다녔다. 그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양 팔을 돌려 그녀의 엉덩이를 받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팔뚝에 혜원의 보지에서 흘러나온 보짓물이 축축하게 젖어 들고 있었다. 혜원에게는 3분이라는 시간이 3시간으로 느껴질 정도로 길게 느껴졌다. 이미 그의 팔뚝엔 바지에서 배어나온 보짓물이 묻어 있었고 또 그냥 업혀있기만 한 채인데도 불구하고 그녀의 몸은 이미 절정을 오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3분.. 이제 내려...”

“...네에...”

신음소리인지 대답인지 구분하기 힘들게 그녀의 입에서 한숨이 섞인 대답이 흘러 나왔고 그의 등에서 내린 혜원은 곧 바로 화장실로 뛰어 들어가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씻고 나올게... 난 자고 일어나면 꼭 씻어야 하거든...”

그녀가 뛰어 들어간 화장실 문이 닫히고 멍하게 서있던 민혁은 얼굴에 미소를 지으며 침대에 누워 PDP 전원을 켰다. TV에선 이제 막 뉴스를 방송하고 있었다.

******

혜원과의 통화를 끝낸 혜령은 허무하고 쓸쓸한 느낌을 한동안 지울 수 없었다.

‘그래... 그 동안 내가 너무 독차지하려고 했나봐. 이젠 사랑을 할 때도 됐지...’

쓸쓸한 마음에 무의식중에 TV화면을 틀었다. 화면에서 내일 있게 될 대운하 공사의 첫 번째 공구인 화천 공구에 대한 소식을 전하고 있었다.

‘이번 화천공구에 환경운동가들과 시민단체에서 많은 문제점을 제시하고 나섰는데요. 정부의 방침은 무엇인지 민경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민경택 기자!’

‘네.. KBC 뉴스 민경택입니다. 내일 있을 대운하 화천공구 시공식을 앞두고 환경운동가와 시민단체들 그리고 야당의원들의 대규모 대운하 저지대회가 시청 앞 광장에서 지금 시간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 대회를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대규모 경찰력을 동원하여 강경대응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이곳을 가르면 안 되지요. 지질학적으로 이곳은 매우 기반이 약한 데다 맨틀과 매우 가까운 곳이기 때문에 이곳이 흔들리면 그 피해 규모를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서울대학교 지질학 박사인 고인규 박사는 아울러 화천 인근의 자연림은 한반도의 공기 자정 능력 중 최고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이곳의 대운하 개발은 인류의 재앙으로 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엄중히 경고 했습니다. 정부는 이런 일각의 문제점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는 정치적 공략이라고 대응하고 있으며 내일 시공식 준비에 모든 정부 조직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에 따라 오늘 대회 참가자들은 내일 시공식이 열리는 화천공구에서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어 정부와의 마찰이 예견되고 있습니다. KBC 뉴스 민경택입니다.’

‘네.. 민경택 기사! 수고하셨습니다. 최근 실시한 대운하 건설 여론 조사에 따르며 약 70%가 대운하 반대를 지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국민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 실용정부가 되어야겠습니다. 또한 조사에 따르면 이번 대운하 건설을 시행하면 MB정부 및 여당의 지지도가 10%미만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다음 소식은...’

“하지 말라는 저건 왜 저렇게 하려고 애쓰는지... 당장 먹고살기도 버거운 세상에 저런 곳에 예산을 낭비하는 게... 실용인가? 에휴~”

혜령은 TV 채널을 돌리며 자조 섞인 목소리를 내뱉었다. 무심코 TV 채널을 돌리던 그녀의 손이 멈춰 섰다. TV에선 발모제 홈쇼핑을 방영하고 있었다.

‘이번 보궐선거가 이재호 의원 선거구였지... 거긴 대운하 찬반으로 가장 뜨거웠던 곳이었고 대운하를 반대하던 문국한의원이 돌연 사고사로 대운하 찬성 쪽의 이재호가 당선된 곳이잖아... 또 다시 그곳에서 선거가 실시된다는 거지...’

혜령은 초점 없는 눈빛으로 머릿속으로 심의원의 제의와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정리해 나아갔다.

******

차가운 얼굴로 TV를 보던 민혁이 대운하 관련 뉴스가 끝나자 채널을 이리 저리 돌리며 영화 채널을 검색하고 있다가 문득 테이블에 놓인 또 다른 리모컨이 눈에 들어왔다. 아마도 이방의 여러 가지 시설들을 조작하는 리모컨인 듯 버튼에 전등(소), 전등(대), 그네 등이 쓰여 있다. 그리고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화장실’ 버튼이었다.

‘응.. 이건 뭐지? 화장실 전등인가? 훗훗훗 장난 좀 쳐볼까?’

그는 리모컨에서 눈에 띤 화장실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지잉’하는 소리와 함께 침대 정면의 커튼이 조금씩 움직여 화장실 내부를 여과 없이 들어내 놓고 있었다.

‘아앗.. 이건..’

커튼이 전부 거치자 혜원의 뒷모습이 보였다. 화장실 쪽에선 방안이 보이지 않는 그런 유리로 혜원은 그 유리에 등을 기대고 온몸을 들썩이고 있었다. 그가 보고 있는 줄은 꿈에도 생가하지 못했으리라. 혜원은 새어나오는 신음소리를 참기위해 수건을 입에 물고 한쪽 손으론 보지 구멍을 쑤셔대고 한쪽 손으론 공알을 문지르며 자위를 하고 있었다. 잠시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민혁은 침대에서 일어나 옷을 벗었다. 옷을 모두 벗자 리모컨을 눌러 다시 커튼으로 화장실이 가려지도록 했다. 그리고 천천히 화장실 문 앞에 섰다.

‘똑! 똑! 똑!’

“나 들어가도 돼?”

절정에 치닫던 혜원은 갑작스런 노크소리와 민혁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며 순간적으로 당황하여 바로 대답할 수 없었다.

“안돼요. 금방 나갈께요. 기다려요.”

정신을 추스른 혜원은 겨우 민혁에게 들릴 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답소리엔 작은 떨림이 묻어 있었다. 그녀의 대답에도 불구하고 민혁은 계속 화장실 문 앞에 서 있었다. 잠시 후 화장실 문이 조용히 열리며 혜원이 민혁을 바라보았다.

“드...을..어.. 와...”

떨리는 목소리로 혜원은 그가 들어 올 수 있도록 뒤로 물러났다. 그러자 갑자기 그녀가 호들갑스러워 졌다. 이리 저리 좁은 화장실을 돌아다니고 괜한 물건을 들었다 놓았다를 반복하다 동작을 멈췄다.

“아니.. 그냥.. 나.. 오랜만에 등좀 밀까해서.. 뭐.. 다른 뜻은 없으니까... 혼자 목욕하면 등을 잘 닦을 수 없잖아... 그러니까.. 내가 뭐 당신을 유혹하는 게 아니라.... 언니도 잘 안 밀어 주고... 와.. 여기 화장실 무지 좋다... 월풀욕조에 폭포수 샤워기에.. 그니까.. 당신이 심심해 할까봐... 혼자 있는 것 보다는 둘이 있는 게 좋고... 와 여기 바디샴프도 디게 좋은 거네... 아니 뭐.. 아까 당신 몸도 다 봤고... 빚지고 사는 건 안 좋은 거야.. 그치? 여기 비데 설치됐네.. 야 뭐.. 이거 호텔이네 호텔이야....”

혜원은 거의 5분가량을 혼자 부산하게 떠들고 있었다. 민혁과는 눈을 마주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 영력했다. 그러다 얘기의 소재가 다 떨어 졌는지 뒤돌아 선채로 애매한 샤워기만 매만지고 있었다.

“이리 와서 앉아.. 내가 등 닦아 줄게..”

민혁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혜원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뒷걸음으로 민혁의 앞에 놓은 욕실 의자에 앉았다. 민혁도 그녀의 뒤에 여분의 욕실 의자를 놓고 앉아 그녀의 새하얗고 깨끗한 뒤태를 감상했다.

“줘~”

그가 앞으로 손을 뻗어 내밀자 그녀는 말없이 그의 손에 목욕타올을 올려놓았다.

“눈부시게 깨끗해...”

그의 손에 들린 목욕타올이 천천히 그녀의 등을 문질러 나갔고 그러는 동안 혜원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의 손길을 느끼고 있었다. 민혁이 목욕타올을 내려놓고 맨손으로 그녀의 등을 어루만지자 사스랏치게 놀라며 몸을 꼿꼿이 세웠다. 한참을 그렇게 민혁에게 자신의 등을 맡겨 놓았던 혜원이 팔을 뒤로 돌려 자신의 등을 어루만지고 있던 민혁의 손을 잡았다. 그로인해 민혁의 움직임은 더 이상 없었다. 화장실 내에는 오직 혜원의 거친 숨소리만 울려 퍼졌다.

“민... 혁.... 씨...”

가쁜 숨을 고르던 혜원이 한참 만에 몸을 돌려 조용히 그녀의 앞에 앉아 있는 민혁쪽으로 향했다. 그녀가 고개를 숙인 채였기 때문에 민혁은 그녀의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가늘게 떨리는 어깨선으로 보아 그녀가 울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민혁씨.... 사... 랑... 해... 요...”

어렵게 떨어진 그녀의 입에서 울먹이는 목소리로 분명 민혁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한 말에 부끄러웠는지 그녀는 민혁의 품에 안겨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엉엉... 정말 사랑해요... 민혁씨가 너무 좋아요...으앙...”

그녀는 울면서 자신이 얼마나 민혁을 사랑하고 있는지 말하고 있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민혁은 가만히 자신의 품에 안긴 혜원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가 그녀를 떼어 놓으려고 어깨를 잡았다.

“... 이대로..... 이대로 조금만...”

그녀가 민혁의 품에 더욱 파고들면서 그는 그대로 그녀를 내버려 두었다.

“나도 혜원이가 좋아.... 사랑해...”

민혁은 그녀의 눈을 보며 얘기하려 했던 말을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조용히 말했다. 그의 말에 그녀의 어깨가 더욱 세차게 들썩거렸다. 아마도 그녀는 지금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으리라. 그녀의 어깨가 조금씩 진정되면서 완전히 멈추자 혜원은 민혁의 품에 안기 채 고개를 들어 민혁을 바라보았다.

“고마워요... 당신이 있어서...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줘서... 키스해 줘요.”

그녀의 퉁퉁 부은 눈망울 이였지만 촉촉이 젖은 눈망울 속에 민혁의 얼굴이 가득 들어 있었다. 민혁은 그녀와 눈을 맞추어 천천히 고개를 숙여 혜원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개 놓았다. 그에 맞추어 혜원의 눈이 서서히 감기고 감미로운 그의 입술을 받아 들였다. 그렇게 두 사람의 첫 키스는 감미롭게 시작되었다. 포개어 졌던 두 입술이 서서히 열리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람의 혀가 맞닿았고 이어 회오리치듯 감기며 서로 자기 쪽으로 끌어오기 위해 빨아 대었다. 얼굴을 돌려가며 서로 더 많이 상대방을 탐하려고 경쟁이라도 하는 듯 했다. 그리고 동시에 두 사람의 입술이 떨어 졌다. 서로를 바라보는 눈망울 속에 서로의 모습이 가득 담겨 있었고 거친 숨을 몰아쉬는 두 사람은 재 접전을 위해 씩씩대고 있었다.

“헤엑 헤엑..”

“하악.. 하악..”

그리고 다시 그들의 입술이 붙었을 때 이번엔 좀 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서로의 입속에 자신의 혀를 밀어 넣어 입안 구석구석을 탐닉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입의 더욱 크게 벌어지며 상대방이 좀 더 자신의 입안 구석구석을 탐험할 수 있도록 도왔고 서로의 입속을 탐험하던 혀들이 다시 휘감겼다. 그렇게 서로의 입을 탐하던 두 사람은 서서히 얼굴을 떼었다. 그들의 혀는 헤어지는 것이 아쉬운지 끝까지 붙어 있다 천천히 떨어지며 서로의 침으로 인해 만들어진 사랑의 실타래가 이어졌다. 그제야 혜원의 얼굴에 미소가 감돌았다. 이내 밝아진 그녀의 얼굴은 마치 이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담고 있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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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편은 아마 새벽에 올라 올 것입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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