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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의 꽃 - 1부55장 ← 고화질 다운로드    토렌트로 검색하기
16-08-24 01:38 1,171회 0건
스테이크를 자르는 알베르토의 손이 떨려온다.
수현이 그런 알베르토를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혜림이 자신을 대신해 내보낸 수현을 알베르토는 의미심장한 눈으로 바라 보았다.

" 아직 알콜 중독 증상이 있어서..."
" 혜림 주인님께 들어 알고는 있어요.한국의 요양 병원에서 치료 받은지 몇달이 지났는데도 완전하지는 않나 보군요"

" 강원도의 공기 좋고 물맑은 곳이라 상당히 증세가 호전된 편이라더군"
" 주인님과 아론님, 헬레나님과의 관계는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직접 이렇게 뵈니 알베르토는 생각보다 핸섬하시네요...."

" 고맙군. 한의원도 유부녀가 아니라면 유혹하고 싶군."
" 칭찬으로 들을게요. 주인님께서 아론님의 청혼을 받은 건 알고 계시죠? "

" 그럼. 몇 달이 지났는데도 혜림에게서 후속 소식이 없어서 궁금한데..."
" 알베르토 당신이 주인님의 결심을 막고 있어요.
당신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하고 다시 아론님을 바텀으로 거느리는 탑으로서 우뚝 서야 주인님도 결혼을 결심해요"

" 그랬었나? 역시 글로리아 혜림답구만."
" 요양 병원에서 나오면 한국의 대학에서 신문 방송학과 강의를 하세요. 제 집안에서 하는 학교에 자리를 마련해 놓았어요"

" 그렇게 하지 또 다른 건? "
" 주인님께서는 영화 감독도 하기를 바랍니다. 한국에서든 미국에서든 알베르토의 재능을 마음대로 펴 보라고..."

" 고맙군.그렇게 하지.자넨 혜림이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모양이군. 말투에 아주 존경과 숭배를 담은 듯 하니..."
" 당연하지요.제가 그 분을 섬기는 것이 영광이지요."

" 난 엘리트인 마피아 중간 보스와 미모의 영화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
어린 시절은 행복했지만 아버지가 마피아 대부의 딸과 사랑에 빠지며 우리 모자를 외면했지.
아버지는 그 대부의 딸과 결혼후 승승장구 지금은 마피아 대부의 후계자로 조직의 실질적인 1인자."
" 그런 얘기를 왜 갑자기..."

" 핏줄이라고 한번씩 아버지는 날 찾았지만 난 어머니를 버린 아버지에 대해 응어리를 풀기 힘들었지.
그래서 빠져 든 것이 동성애였고....돈 있고 권력 있는 사내를 거느리는 탑의 역할이었지."
" 탑으로서 그 사내들을 지배하며 아버지에 대한 복수를 하는 느낌이었나요? "

" 그래.다행히 머리가 좋은 편이라 성적은 잘 나와 아이비리그에 진학했고.... 거기서 아론을 만났지.
그림자 제국의 별가문의 귀공자라는 사실을 알고는 철저히 그의 호감을 사는 방향으로 접근해서 결국 아론을 정복했지."
" 그럼 아론님의 첫상대가? "

" 맞아 나야.아론을 철저히 지배한다고 느낀 순간 난 당혹감에 빠졌어.
내가 아론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내 목숨보다 더....더 기가 막힌 건..."
" 혜림님의 존재였군요."

" 그래.아론이 이미 몇 년을 두고 마음에 간직해 온 여자가 있고
그 사람이 글로리아 혜림이라는 사실을 알고 질투심에 미칠 것 같았지.
한데 글로리아는 헬레나에게 빠져 있었고....
헬레나에게 혜림을 놓아 달라고 간 아론을 헬레나가 탐을 내면서 문제는 더욱 꼬여만 갔지"

" 혜림이 헬레나에게 굴종해 버리고 그를 본 아론이 날마다 술에 찌들어 사는 걸 보다 못해 내가 결심했지.
헬레나를 폭행해 하반신 불구로 만들어 버렸지. 병원에서 헬레나를 간호하던 혜림이 나를 찾아 와...."
" 뭐라고 하시던가요? "

" 당신의 사랑이 사람을 폐인으로 만드는 거라면 똑같이 해 주겠다고...
혜림이 그런 마음으로 아론을 폐인으로 만들어 버리기 전에 날더러 아론 곁을 떠나라고 하더군.
그렇게 아론 곁을 떠났지.혜림이 부르기 전에는 절대로 아론 곁으로 오지 않겠다고 맹세하고서..."
" 혜림 주인님이 알베르토를 정상으로 돌려 놓기 전에 아론과 혼인하기 힘든 이유를 알겠네요"

" 내가 한의원에게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를 알겠나?"
" 사실의 전달 말고 다른 이유라도 있다는 건가요? "

" 내가 그림자 제국의 아론을 상대로 그랬듯이 한의원도 글로리아 혜림을 상대로 극복해 보라고 하는 말이다."
" 그게 무슨....설마 당신? "

" 당시 별가문의 귀공자인 아론의 주위엔 엄청난 경쟁자들이 있었지.
남자여자 할 것 없이 아론을 탐내는 사람들이..
그들을 뚫고 마피아 중간 보스의 아들에 불과한 내가 아론을 가졌지.
한의원도 혜림 주위에 엄청난 경쟁자들을 뚫고 혜림을 가지라는 것이다."

" 말도 안 되는...제가 어찌 감히..."
" 그럼 언제까지 그러고 살 건가? 주인의 부름을 애타게 기다리며.....
혜림 주위엔 항상 수십명 이상의 사람들이 혜림의 부름을 목마르게 기다려.
그들 중의 하나로 살건지 아님 혜림을 온전히 한의원의 것으로 할 건지.... "

" 그게 주인을 모시는 개의 숙명이잖아요"
" 글로리아도 헬레나 앞에선 네발로 기는 개였지.
불편한 몸의 헬레나를 대신해 누군가 혜림의 주인이 되어야지.
혜림이 아론과 혼인하면 비너스도 그런 역할 못하는데...."

" 알베르토 말은 제가 가능하다는? "
" 잘 생각해 봐. 왜 오늘 이 자리에 나와 안면이 있는 희주나 희경이 아닌 자네가 나오게 되었는지...
내 발밑에서 기던 아론을 내가 목숨보다 사랑한 것과 현재 혜림이 한의원을 보는 게 별 다를게 없다고 보는데..."

" 사랑한다고 주종 관계는 변하지 않아요."
" 내가 아론의 탑이라고 우위에 있다고 보나?
천만에....아론은 나 이외에 다른 남자도 여자도 만나고 하지만 난 아론 외엔 아무도 못 만났지.
그럼 누가 누구에게 길들여 진 것일까? 잘 생각해 보도록...."

" .....전 혜림님 개일 뿐이예요"
" 내가 보는 혜림은 헬레나에게 이미 길들여져 누군가에게 개목줄에 채워져 끌려 다니길 원해.
지난 10여년은 그 역할을 마르스와 비너스가 했지.
한의원이 그 역할을 하지 않으면 누군가 하게 되겠지.
그리 되면 한의원은 지금처럼 혜림의 곁에 머무를 수 있다고 장담하기 힘들겠지."

" 악마의 유혹이네요.주인님을 잃기 싫으면 주인님을 길들여라 그건가요? "
" 봉건 시대 황제들을 길들인 건 결국 황제 앞에서 발가벗고 엎드려 기던 경국지색의 후궁들....
황제의 총애를 받고 밤을 지배한 여자가 결국 천하의 실력자...
한의원이 제국의 황후가 될 혜림과 아론을 지배하기 위한 길을 잘 찾아 보도록...
이런 얘기를 해 주는 건 내가 몇 달을 한국의 병원에 있으며 자네와 자네 집안의 칭찬을 워낙 많이 들어서지.
아론은 나의 사랑을 받으며 혜림의 개로 살게 될 거야.
그럼 혜림을 지배하는 사람이 결국 별가문의 숨은 실력자가 되는 것이다."

" 제 주인님께 오늘 당신이 한 말을 그대로 들려줘도 상관없나요? "
" 그러시든지....난 혜림을 내가 판단한 그대로 얘기했을 뿐이니까.
오늘 밥값은 한국 최고 갑부집 마음씨 고운 막내따님이 내는 걸로..."

알베르토의 싱거운 말을 끝으로 저녁 식사를 마쳤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병원 차량에 실려 알베르토는 요양 병원으로 향했다.

수현이 그 뒷모습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 주인을 잃기 싫으면 주인을 길들여라.....후, 알베르토도 어떤 면에서는 대단한 사람이구나.
혜림님이 눈 여겨 볼만한...."

수현의 머리 속이 복잡해진다.
문득 광호가 한 말이 떠오른다.

" 한수현 네가 서혜림 잡아 먹을 개일 것 같다 "


출근이 한창인 평일 오전. 화란이 생방송에 출연했다.

“ 요즘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화란 화가를 모시겠습니다.
강단에 서기도 전에 엄청난 화제를 뿌렸고 지금은 초보 교수답지 않게 명강의로 대학가의 명망이 더해가는데
여러분의 궁금증을 이 자리에서 시원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

“ 반갑습니다. 정산대학교 미술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초보 교수 이화란입니다.”
“ 먼저 정산대학교에 간 이유를 알고 싶군요. 그것도 천억의 기부금까지 재단에 기부하고 말입니다.”

“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경기도에 있는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할 때 여러대학에서 교수 초빙 제의를 받았어요.
그 중에는 한국의 최고 명문대들도 있었고 국립대학에서도 제의를 받았지요.
오히려 정산대학교보다 더 나은 조건도 있었고요.”

“ 그런데 왜 가지 않았는지..?”
“ 처음엔 정산대학교는 쳐다도 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한 장의 메모로 인해 진로를 바꾸게 된 것이지요.”

“ 그 메모가 뭐길래..?”
“ 정산대학교 관계자인 교수 두 분이 삼복 무더위에 삼일 연속으로 약속을 잡아 왔었는데
제가 첫날에는 명함만 받고 돌려 보냈고 두 번째 날에는 다른 분과 얘기가 길어진다고 거짓말하고는 돌려 보냈어요.
그리고 세 번째 날에도 관장실에서 쉬고 있으면서도 무려 한시간을 기다리게 한 후 잠깐 만났어요.
그리고는 두분이 번갈아 가며 얘기를 하는 것도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가 두 분이 건내는 서류 봉투를 받아들고는....”

“ 말씀 계속 하시지요? ”
“ 봉투를 열고 내용물을 소파앞 탁자위에 쏟아 버리고는 뒤도 안 돌아보고 관장실로 들어가 버렸어요.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릴 일이지만 그 땐 그랬어요...”

“ 그 때 어느 분이 갤러리에 들렀다가 그 장면을 목격했고 장내를 수습하고는 두 분 교수를 모시고 나갔지요.
비서를 시켜 갤러리에 근무하는 직원에게도 물어서 대략의 경위를 파악해 갔고요. ”

“ 한참 후에 갤러리 직원이 봉투 하나를 들고 와 저한테 주더군요.
그 분이 떠나면서 저한테 꼭 읽어 보라고 하면서 전하라고 준 거라면서요.
열어 보니 명함 크기의 메모장에 곱게 쓴 글씨가 있었어요.”

“ 뭐라고 씌여 있던가요?”
“ 제가 아직 보관하고 있어요. 지금 가지고 나왔는데...
자 보세요. 교만에 목이 굳은, 입으로 거짓을 말하는, 예의도 모르는 사람이 좋은 스승이 될 수 있을까요?”

“ 그 글을 본 소감이...?
“ 엄청난 당혹감과 충격이었어요. 모욕감도 느꼈고요.
cctv를 돌려 그 메모를 남긴 분이 누구인지 파악하고는 그만 주저 앉아 버렸어요.”

“ 누구였던가요? ”
“ 근처에 약속이 있어 왔다가 시간 여유가 되어 잠깐 들린 한수현 의원이었어요.
밤새 뜬눈으로 보내고는 정산대학교 교수 두 분의 연락처를 찾아 연락을 드리고는 정중하게 사과를 드리고
부족하지만 열심히 공부하며 가르치겠다며 교수직을 부탁드렸어요.
두 분은 저를 친동생처럼 아껴주세요.
한수정 교수님, 장인영 교수님이세요.
그리고 한울타리 재단에 대해 알아 보고는 제 생각을 많이 바꾸었지요.”

“ 그래서 학교측 재단에 기부를 하게 된 거군요.”
“ 예 살고 있는 집과 자동차를 제외하고는 부모님께 받은 재산과 그림으로 생긴 수익 모두를 기부했어요.
외국의 경우에는 교수들이 대학교를 선택할 때 그 재단의 사회 공헌도를 가장 우선시해요.
그런 면에선 저는 최고의 학교에 근무하니 복받은 것이지요. 부자집 외동딸이 뒤늦게 철들게 된 것이고요.”

“ 후회하신 적은 없는지....천억이면 엄청난 거액인데....”
“ 개강 하기 전에 한기호 이사장님이 자택으로 저녁 초대를 해 주셔서 이사장님 댁에 들린 적이 있었어요.
가 보고 정말 놀랐어요. 가구나 가전제품들이 모두 수십년 된 것들이고....
이사장님 차는 거리에서 보기도 힘든 오래된 국산 지프차였습니다.
밥상도 소박하고 소탈했어요. 손님 초대했다고 특별히 불고기 요리한 걸 제외하면 오히려 우리 학교 점심밥보다 못한.....
이번 학기부터 우리학교 점심이 무상인 건 알고 계시죠?”

“ 예, 얘기는 들었습니다. 반값등록금에 무상 점심이라고 학생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지른다면서요.
한국에서 가장 마음씨는 좋고 돈도 많고 훌륭한 재단이라야만 가능하다면서 ....”

“ 정작 재단 이사장님은 단벌에 구두도 다 낡은 걸 신고 다니세요.
사모님도 검소하시고 가족들이 다 사치 낭비를 모르더군요.
그러면서도 재단을 통한 기부는 그렇게 후하게 하세요.
그런 분 앞에서 제가 기부한 천억이 아깝다는 생각하면....
뭐 그래도 한번씩 들기는 해요.아직 인간이 덜 된 거지요...”

“ 앞으로의 계획은? ”
“ 열심히 교수 생활하고 작품해야지요.
돈 벌면 기부도 하고요. 학교 밖에서 돈벌이를 위한 개인교습같은 건 아예 안할 겁니다.”

“ 오늘 귀한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 생방송 상쾌한 아침 마칩니다.”

화란의 방송을 보며 수정과 인영은 그제서야 수현이 무슨 짓을 했는지 이해가 되었다.
천억의 기부를 부른 한 장의 메모.
정작 그 메모를 쓴 당사자는 무거워오는 배를 안고 태교에 전념하느라 방송도 보지 않고 있었다.


대한일보 회장실.

“ 자네가 이번 상반기 특채 모집 전체 수석 합격자인 백장미양이로군. 실물이 훨씬 아름답구만.”
“ 감사합니다. 회장님”

“ 이 정도 학력이나 경력이면 미국에서도 충분히 방송일 할 수 있을텐데...
2년간 근무했던 미국의 방송사에서도 엄청난 조건을 제시한 걸로 아는데....”

“ 어느 순간 영어로 방송하는 제가 낯설어지더군요.
한국말로 방송하고 싶고 한번씩 국제부 업무도 맡고 싶습니다.”

“ 보자. 롤모델이 한수현? 자네 정치 지향하는가? ”
“ 예 회장님. 기회가 되면 한수현 의원처럼 되고 싶습니다.”

“ 정치는 보기보다 힘든 일이야. 개인적으로 내 며느리지만 옆에서 보고 있으면 안스러울 때가 한두번이 아니야.
선거때는 밤마다 거의 매일 쓰러지다시피 하던걸.”

“ 세상을 바꾸는 가장 보람된 일이기도 합니다.
한수현 의원도 자기 혼자만 생각했다면 정치할 생각 안 했겠지요.?”

“ 그건 그렇지. 금배지 달고 월소득이 2백이거든.
남은 세비도 기부해 버리고 내 아들 녀석의 변호사소득도 거의 기부해 버려서 손자들 태어나면 양육비가 부족할 지경일세.”

“ 회장님께서 쌍둥이를 키우실 거라고 이미 신문사, 방송사에 소문이 자자하더군요.”
“ 벌써 그렇게 소문이 다 났던가? 어떤 놈들이 태어날 지 기대가 되네.
큰며느리나 딸이 손자 낳을 때와는 완전히 기분이 달라.”

“ 그만큼 막내 며느리인 한수현 의원이 마음에 드신 모양이지요?”
“ 그렇지도 않아. 늙으막에 잘 난 며느리 시집살이 하는 판인데......
덕분에 우리 신문사나 방송사가 좋아진 건 사실이지.
그래서 자네 같은 재색을 겸비한 인재도 이렇게 만나게 되고.”

“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하겠습니다.”
“ 그래 내 기대를 가지고 주시하겠네.”

회장실을 걸어 나오는 장미의 얼굴에 웃음이 번졌다.

‘ 이젠 감히 쳐다도 보지 못할 만큼 엄청난 거물이 되었구나.
화란 언니에게 들었을 때는 실감이 안 나더니......
여걸이라는 윤정인 회장이 저렇게 말할 정도면....
이 백장미의 주인님으로 충분한건가? 한수현 주인님. ‘

국회 수현의 의원 사무실.
무거워지는 몸을 이끌고 수현이 업무를 보고 있었다.

“ 예정일이 얼마 남지 않았지? ”
“ 다음 주말이예요. ”

“ 그럼 열흘 후면 조카들이 나오는구나. 기대되는군.”
“ 희주님이 이모할 거예요? ”

“ 그럼. 아주 이뻐해 줘야지.”
“ 혜림님이 대모 한다더니....쌍둥이라 너무 힘들어요.”

“ 그래도 아들 딸 하나씩 좋잖아.”
“ 두 번 다시는 임신 하기 싫어요. 둘만으로 충분하다고 봐요.”

“ 그래도 혜림님이 신경 많이 쓰더라.
미국의 로얄들만 교육 받는 곳에 이미 신청도 다 해 놓고.....거긴 아무나 못 들어가.”
“ 희주님도 그 곳 출신이지요? ”

“ 응. 우리 자매는 천재 특별전형으로 들어갔는데.....
거기서 혜림님 만났지. 천재라고 자부하던 내 자존심이 완전히 무너졌지.”
“ 한번씩 보면 혜림님 바보 같기도 하던데요?”

“ 불경스럽게 무슨....우리 자매나 네 년에겐 그런 모습도 보이지만....
혜림님은 자신이 원했다면 아테네가 될 수도 있었어.
그걸 뿌리치고 비너스에게 무릎 꿇었지만...”

“ 그러니까 바보 같은 거지요. ”
“ 얼씨구. 그런 네 년은 왜 나이도 어린 나에게 무릎 꿇고 한번씩 기냐?”

“ 그거야 제가...성향이...두 분 앞에선....”
“ 이화란 말 들어보면 네 년 대단하다던데....전혀 섭같지 않다고....”

“ 그 년은 내 개니까요. 아참, 혜림님께서 하나 더 올 거라고....”
“ 애 낳고 몸 회복되고 나면 화란에 이어 두 번째 개를 보내 주실거야. 기대해라.”

“ 어떤지 궁금해져요.”
“ 이십대의 물오른 화사한 장미 같다더라. 화려하고 똑똑한 가시 많은 장미.”
“ 뭐 그래봤자 제가 개목줄 채우면 네발로 기는 개가 되겠지요...”

수현이 언급하는 당사자인 장미는 그 시각 화란의 교수실을 노크하고 있었다.

“ 언니. 아니 이 교수님.”
“ 장미구나. 어서 와라.”

“ 제법 교수같은데.....뭔가 지적인 것도 같고...
얼굴 피어난 거 봐라.주인님께서 잘 해주시는 모양이네.”

“ 그래 좋아. 주인님께선 이번 달은 출산이라 보기 힘들어. 지금껏 너무 행복해.”
“ 이해가 안 된다. 언니는 사내 좆이 더 좋을 줄 알았는데...”

“ 그러게 말이다. 네 년도 나중에 한 번 겪어 보면 내 심정 알 거다.정말 황홀하다.”
“ 그 정도야? 실감이 안 나네.”

“ 사내 열보다 훨 나으시다. 네 년도 그 분을 주인으로 모시는 걸 천복으로 알아라.”
“ 언니 말 들으면 천복이 아니라 아예 신으로 모셔야지. 희노애락을 모두 주관하시니...”

“ 그렇게 될 것이다. 난 천억을 바치고 그 분을 모시게 된 게 하나도 아깝지 않다.”
“ 언니와 달리 난 주인님이 누군지 사전에 알게 되어 크게 설레진 않아.”

“ 그게 성적 나쁜 돌싱견과 최우수 성적의 처녀견의 차이니 어쩌겠어.
너도 후회하진 않을 거야.”
“ 마음에 안 들면 바꿀 수도 있지?”

“ 그래. 나도 처음엔 그 생각 했고 남자주인으로 바꿀까도 생각했는데..
이젠 아니야.인격도 훌륭하고 사회적 덕망도 높고.....배울 것도 많고 존경할 부분도 많거든.”
“ 진짜 완전히 반했나 보네. 숭배자 같아.”

“ 그럼 숭배자지. 그것도 열렬한....”

정산대학병원 산부인과
벌써 몇시간째 출산의 고통에 신음하며 몸서리치는 수현의 손을 잡고 지훈이 울먹거리고 있었다.

예정일을 앞두고 입원한 수현이 진통을 하기 시작한지 벌써 5시간이 넘어가고 있었다.
자연분만을 고집하는 수현은 참기 힘든 산통을 온 몸으로 겪어내고 있었다.

그렇게 다시 몇시간이 지나 기진맥진할 무렵 죽을 힘을 다해 안간힘을 쓴 후 수현은 건강한 쌍둥이를 낳았다.
사내아이와 계집아이였다.

밖에서 대기 중이던 가족들과 희주 자매의 얼굴에 안도의 웃음이 흘러나왔다.
아기를 안고 초유를 물린 수현의 얼굴에 눈물이 흘러 내렸다.

“ 수현님 수고했어요. 내가 아빠가 되다니.....꿈만 같아요.”
“ 우리 같이 잘 키워요. 애들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요.”

“ 그래야지요. 내가 더 잘할게요.”
“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 이젠 뭐 좀 먹어야지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는데....먹고 푹 자요.”

수현의 부어 오른 얼굴은 어느 때보다 행복해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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