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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8-24 21:04 1,132회 0건
D동의 추억



추석 연휴가 다가오자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D동도 오전부터 동네가 허전해
보일 정도로 한산한 느낌이 들었다.
여철의 부모님 가게는 추석 당일만 쉬기에 여철은 계속 집에 혼자만 있었고 체육관도 5일간은 문을 닫기에 더욱 한가해져 있었다.
여철은 미니슈퍼로 들어가 음료수를 마시며 슈퍼주인인 진석이엄마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주마넨 시골 안가세요?"
"우리도 가야지. 오늘 밤까지 장사하고 내려가려는데 길 많이 밀릴거야"
"어딘데요?"
"남원"
"어휴~ 진짜 머네... 고생좀 하시겠다"
"그럴거야. 뭐 늘 그랬으니까 이젠 뭐.... 여철이네는 가깝잖아? 좋겠다..."
"글쎄요, 저는 뭐 잘 모르겠어요. 양품점은 벌써 내려들 가셨나보네. 어제부터 문 안여는걸 보니...."
"응, 어제 아침에 갔지. 거긴 더멀어서 빨리 간거야. 완도라고 햇던거 같은데..."
"미용실은 아직 안갔나봐요, 셔터를 다 안내린거 보니..."
"어... 유정이네... 원래 아침에 갔어야 되는데 유정이엄마가 감기몸살이 심해서 유정이아빠하고
유정이만 아까 먼저갔고 유정이엄마는 내일이나 봐서 내려간다구 하더라"
그때 갑자기 여철의 눈이 반짝이며 무언가 골똘히 생각하느라 잠시 말이 없었고 손님이 슈퍼로 들어가자 진석이엄마도 안으로 들어갔다.
여철은 집으로 돌아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유정이엄마는 여철네 상가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여자로 나이도 이십대 후반인데다가 여철의 동네에서 가장 시한 여자중 하나였다.
여철은 동네에서 시한 여자가 둘 있다고 늘 생각해왔는데 한명은 미니슈퍼 맞은편 2층에서 피아노 학원을 하고있는 여자로 결혼 2년차 새댁이였고 다른 한명이 바로 유정이엄마였던 것이다.
피아노학원 새댁은 170cm 가 좀 넘는듯한 훤칠한 키에 몸매 또한 늘씬한 글래머 스타일 이였고
그와달리 유정이엄마는 키는 좀 작은듯 하지만 긴생머리에 누가봐도 근사한 볼륨을 가진데다가
옷차림도 항상 시하게 입고 있는 여자였다.
수경이엄마나 준이엄마와는 한차원 틀린, 여자로서의 매력이 뛰어나 유정이만 없으면 처녀라고해도 아무런 문제가 안될듯한 여자였던 것이다.
여철은 뭔가 결정하고 분식집으로 가서는 수경이엄마에게 다가갔다.
"잠깐 나와봐. 할 얘기가있어"
"지금? 지금은 좀... 수경이아빠 뒷마당에 있어. 좀있다 정육점 보내면 그때와"
"그럼 그때까지 나 뭐 먹을거나해줘"
수경이엄마는 알았다며 간식거리를 준비하였고 잠시후 수경이아빠를 정육점으로 보내고 마주앉으며 말했다.
"자기야, 감자전이야. 먹으면서 얘기해. 무슨 얘기야?"
"미숙아... 음..."
"뭔데? I찬으니까 말해. 자기하고 나 사이에 못할얘기가 어딨어"
"너 저번에 내가 원하는건 다 들어주겠다고 한거.... 정말이지?"
"그럼, 자기가 날 사랑하는걸 알았는데... 내가 해줄수있는건 어떤거든 모두 들어줄거야. 말해봐"
"음.... 여자... 얘긴데..."
"여자? 누군데? 어.... I찬아, 자기야 내가 약속한거니까 얘기해"
"유정이엄마...."
"유정이... 엄마..... 휴~ 사실 언젠가는 이런날이 올거라고 생각 안한건 아니지만 좀 빠르네......
유정이엄마 여자인 내가봐도 매력적인데 자긴 남자니까 훨씬 더 그렇겠지. 사실 자기가 준이엄마를 가지고나서 계속 관계를 가질때부터 그런생각을 했어. 어짜피 자긴 나 하나만으로는 만족할수없다는 것도 나도 자기를 다 만족시킬수는 없다는것도..... 자긴 젊고 혈기왕성 하니까..."
여철은 수경이엄마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게 놀라웠다.
다시 한번 나이는 그냥 먹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았어, 자기야. 내가 도와줄께. 유정이엄마는 나랑 아주 친하니까 준이엄마때보다 쉬울거야.
어떻게 해야할까.... 자기 무슨 생각해논 계획 있어?"
"구체적으로 계획 세운건 없고.... 지금 유정이엄마는 아프고 혼자 남아있으니까....."
"그래, 그럼 내가 좋은 계획 생각해보고 알려줄께. 한 시간쯤 있다가 창고방으로 갈께"
"알았어. 미숙아, 너무 고맙고 너무너무 사랑해"
여철은 주위를 한번 돌아보고 가볍게 입을 맞추고 집으로 돌아갔다.

여철은 한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졌다.
정오가 다되었을 무렵 수경이엄마가 창고방으로 들어왔고 여철은 반가움에 끌어안으며 일단 길게 키스부터 하고나서 자리에 앉으며 물었다.
"좋은 계획 세웠어? 뭘 어떻게 할껀데? 내가 도와줄거 있어?"
"자기야, 왜 이리 서둘러? 차근차근 얘기해줄께. 조급해 하지마"
"시간이 없잖아. 유정이엄마 나으면 시골 갈테고 그럼 아무리 좋은 계획도 소용없으니까...."
수경이엄마는 빙긋이 웃으며 여유있게 말을 했다.
"내가 약국에 가봤는데 아직 약도 안 지었다고해서 내가 지어왔어. 근데 엄청 세게 지어달래 왔거든..
자기도 지금 약국가서 감기몸살 심하다고하고 약좀 세게 지어달라고해. 자긴 남자인데다 건강하니까 더 세게 지어줄거야"
"그다음엔?"
"그럼 내가 가서 유정이엄마에게 이약과 자기약을 모두 먹일거야. 그럼 아마도 약에 취해서
두어시간 뒤면 정신을 차리기 힘들테고 그때 자기가....."
여철은 수경이엄마의 계획에 정말 감탄하며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해낼까 신기하기도 하였다.
"지금 12시니까 2시반쯤 미용실 부엌쪽 문으로 들어와. 내가 문고리 풀어놓고 나올께"
"알았어. 미숙이 넌 정말 대단해. 이런데 내가 어떻게 널 사랑하지 않을수가 있겠어. 오늘 저녁에
여기로 와. 너랑도 한번 할거야"
"아냐, 그러면 안돼고 유정이엄마랑 한번 끝내고 뒷문 다시 열어놓으면 내가 갈께. 내가 가야 모든게 완벽하게 마무리가 되니까...."
여철은 고개를 끄떡였고 수경이엄마는 집으로 돌아갔다.
잠시후 여철이 약을 지어서 수경이엄마에게 전해주었고 수경이엄마는 약과함께 보온병을 들고
미용실로 향했다.
수경이엄마가 미용실 문을 두드리며 유정이엄마를 한참동안 부르자 겨우 문이 열리며 유정이엄마가
보였고 수경이엄마와 함께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제 여철은 2시반이 되기를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것이였기에 집으로 돌아가 있었다.
한편 미용실 안에서는 수경이엄마가 보온병에서 죽을 꺼내어 유정이엄마를 먹이고 있었다.
"얘는 아프면 약을 먹어야지 이러고 있으면 나아? 죽 먹고 약 지어왔으니까 약먹고 나면 나을거야"
"고마워, 언니. 어제밤부터 아무것도 못먹어서 약도 못지어먹고 있었어. 약먹고 한숨 자고나면 나을거야"
수경이엄마는 죽을 다먹이고 약봉지를 몰래 두개다 ?어 한손에 모은뒤 물과함께 내밀었다.
"언니,약이 왜이리 많아?"
"응, 좀 세게 지어 달랬더니 그런가봐. 약 먹고 푹 자고나면 깨끗이 나을거야. 자 어서 먹어. 자..물..."
약이 많아 두번으로 나누어 먹이고 수경이엄마는 일어나며 말했다.
"나가면서 문 걸고 닫을테니까 그냥 자. 나 갈께..."
"응, 언니. 고마워. 이따 저녁에 좀 나으면 가게로 갈께. 이따봐"
수경이엄마는 계획대로 부엌쪽 문 고리를 열어놓고 미용실 앞문만 잠군채 집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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